“너 왜 나만 보면 자꾸 벌벌 떠냐?”
며칠 무덥던 여름을 질타하는 듯한 장마가 끝났다. 그리고 3월 입학하자마자 농구부에 들고 여름 초입에 이르기까지 성준수란 사람을 겪어오며 예정된 문답에 답해야 할 상황도 결국 와 버렸다.
“내가 너한테 뭐 못할 거 했어? 왜 자꾸 내가 손만 들면 자꾸 쪼는데?”
바로 이거.
기상호에게 이 질문은 난제나 다름이 없었다. 무서워서 그렇다고 대답하기에도 쫀 게 아니라고 대답하기에도 그랬다. 절대 두 가지 다 지금 당장 사람 잡아먹을 듯이 구는 성준수에게는 만족할 답이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피하는 것도 답이 아닐까? 그렇게 잠깐 틈 사이에 생각을 고쳐먹었다. 한참을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고 시간 끄는 행위란 이런 것이다. 라고 몸으로 표현하며 뻐겼다.
이제 정말 오답이든 뭐든 답을 말할 시간이 됐다는 것을 스스로 충분히 느꼈을 때, 한숨을 한 번 쉬고 입을 열었다. 밝혀도 되는 것이 있다면 확실한 것을 하자.
“제가, 햄을, 좋아, 해… 서요.”
고개를 들고 본 성준수의 얼굴은 격노했다던가 역겹다 혹은 평소의 성난 얼굴이 아니었던 게 더 충격이었던 것 같다. 이런 표정 이런 얼굴 이런 성준수를 보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니까. 아까까지 대답을 미루느라 구겨졌던 눈썹이 펴질 때마다 설레는 마음이랑 동시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짧은 침묵이 이어졌다.
“어 그러냐…? 그래. 그래라….”
다들 무섭다 하지 않았나? 고백이라는 거. 물론 무섭다는 건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무섭긴 무서운 거란 말 맞는데, 아니 고백도 이 사람도 무섭기는 마찬가지긴 한데! 예상한 게 아니었던지 한참 동안 말문이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아니 좋아한다니까요?”
“아 계속 그러라니까!”
그 일갈을 마지막으로 그렇게 한여름 무더위 헤프닝은 정리되는 줄만 알았다.
한 달여 지난 지금에 이르러 기상호의 시선에서 보는 성준수는 요즘 조금 아니 많이 아니 그것보다는 정확하게 표현하면 꽤 이상했다.
그래, 애초 다정한 사람이 아니라고까지는 말은 못 하겠지만 일단 적어도 확실한 건 사나운 사람이라고는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게 지상 고등학교 3학년, 19살 성준수라는 사람이라는 게 기상호가 평소 하는 성준수의 캐릭터 분석이었다.
그렇게 씌워놓은 이미지가 깨져버리는 일이 자꾸 일어나는 건 조금 무서웠다.
예를 들어서 어떤 거냐면 다른 사람 같이 구는 것 같은 거 말이다. 분석상 이 성준수란 사람은 절대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변했다. 변한 건 변했다 치고 그게 좀 이상했다.
일단 처음으로 일어난 사건은 목마르다고 아메리카노를 들이키는 것을 봤을 때였다. 거기 커피만 있었으면 말을 안 하겠는데 미안하게도 그곳은 편의점이었고 초콜릿 우유부터 식혜까지, 적어도 쓴 거 싫어하는 성준수가 절대 선택할 리 없는 아메리카노란 선택을 하는 게 눈에 띄었던 것부터가 시작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일도 있었다. 이건 좋긴 좋았다. 평소의 성준수를 입시 악귀라고 다들 운운하긴 했었지만 그 입시 악귀가 분명 씌인 것 같았던 사람이 퇴마까지 당했다는 부분인데. 그렇게 말하면 좀 웃기긴 하다만 정말 그랬다. 평소보다 덜 날카롭고 모든 면에서 더 유해졌다.
같은 팀이지만 테크니컬 파울을 부르고 싶었을 정도로 무서웠던 언사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그게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칭찬을 하는 건 아니었지만. 욕 한마디를 조금이라도 덜 듣는다는 것이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상한 건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일어난 일은 한층 더 어이가 없었다.
제가 쓰다듬을 받는 일이었다. 막내 취급을 이제 와서? 어느 순간부터 경기가 끝나면 다짜고짜 와서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나쁘진 않았다. 예뻐해 주는 거 싫어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그렇지만 그 상대가 저라는 것은 기상호에게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게임이 끝나면 멀리 있어도 다가와 운동하는 사람 특유의 그 거친 손으로 그렇게 마구잡이 엉망진창 머리를 쓰다듬었다. 때로 사람이 없을 때는 그 손이 뒤통수를 따라 목선을, 귀 끝을 매만지는 그런 말도 안 되는 행위를 정말로 했다는 것이다. 그 성준수가.
그 이후 몇 주가 흐르도록 그와 숙소에 단둘만 남는 극한 상황을 바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최소 고백하기 전만 해도 확실히 없던 게 맞다. 좋아하는 사람이랑 둘이 있다는 것도 그렇고 이어지는 모든 상황이 심적인 부담으로 작용했으니까.
그러고 역시나 아주 기적적으로, 아니 불행하게도 오늘 숙소에 남는 사람이 단 둘뿐이었다. 어떻게 고백을 한 건 자신인데 이 상황이 불편해질 수가?
그런 생각을 하며 숙소 현관을 들어서는 마음이 무겁기 짝이 없었다. 한숨을 한 번 쉬고 3단으로 된 걸쇠를 걸어 잠갔다. 그러고 집에서 이래저래 싸 온 상온에 못 둘 만큼 썩기 쉬운 과일, 반찬 등 이런저런 식료품을 냉장고에 잔뜩 채워놓고 주방 겸 현관을 지나 평소 생활하던 방으로 들어갔다.
평소 같았으면 시끄러웠을 곳인데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 불안한 기색을 느꼈다. 턱을 괴고 누운 성준수와 최소 1m 이상의 간격으로 떨어져 앉아 곁눈질로 기분을 살폈다. 이 더위에 어떻게 평소 같은 자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 솔직한 심정으로는 좀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침대 매트리스 사이에 끼어있던 리모컨을 찾아 에어컨을 틀고 지정석 같은 자리로 돌아가자 약간 반응이 있었다. 분명 평소 눕는 자리가 아닌데 은근슬쩍 자신의 근처로 당겨오는 성준수의 행동이 또 이상할 정도로 익숙해 보였다.
위화감이 든 것은 눈길이 닿는 부분이었다. 끈적한 여름에 끈적하게 묻어나는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알 것 같아지자 조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손만 닿으면 바로 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그것을 못 느낀다면 역시 사람 새끼가 아니지 않을까? 아직 남들보다 어려 다듬어지지 않은 팔과 어깨를 향해 닿는 시선은 분명 평소보다 짙었다.
그쯤 되면 솔직하게 말하자면 무서웠다. 그렇다고 고개라도 틀면 대번에 쌍욕이 날아올 기세인 건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눈을 내리깔고 티비라도 켜려고 리모컨을 잡았다. 그리고 그에 더해 손목을 붙잡혔다. 당황한 채로 잡힌 손을 빼자니 그 입에서 뱉어낼 말이 진짜 너무나 무서웠고 그대로 붙들려 있자니 초침 흐르는 소리까지 들릴 게 뻔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렇게 헤매는 사이 잡은 손목을 제 입 가까이 당겼다. 푸르게 흐르는 정맥을 따라 팔 안쪽을 가지런히 혀로 핥는 모습이 생경해 그대로 혼절할 뻔했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중 하나 확실하게 든 건 한 가지였다.
진짜 아름답다.
이거 원래 이 사람에게 쓰라고 만든 말 아닌지? 무섭다는 감정은 이미 사라진 지가 오래였다. 점점 더 짙어지는 시선이, 혀끝이 점점 미세하게 감도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일단 한 가지는 모르기는 몰라도 이대로 두면 일단 당장은 편해질 거란 거였다.
그 마음을 눈치라도 챈 듯이 대번에 쥔 손목을 당겨왔다. 파득 떠는 눈꺼풀이 생경해 아름다웠다. 관람하는 새 마른 입술이 붙었다 떨어졌다. 더운 여름을 시기하는 듯이 뜨거웠다.
고등학교 1학년, 아직 같은 학년 중에서 저보다 키가 작은 애는 있을지언정 나이가 더 어릴 아이는 하나도 없는 이 남학생에게서 처음 맞는 입맞춤이라는 이 같은 일에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아무리 키가 비슷해도 3년이나 더 운동하고 산 성준수를 완력으로 떼어내기는 불가능했다. 막히는 더운 숨을 몰아쉬며 세게 도리질을 쳤다. 혀가 얽히는 것이 절대 싫지는 않았지만 이제 확실히 알았다. 이건 역시 내가 알고 있던 그 성준수가 아니다.
“제발 그만 하세요. 형 우리 준수 햄 아니시잖아요.”
팔꿈치 안쪽을 누르던 입술을 떼어내고서 기묘한 정적이 흘렀다. 그러고서 저를 다시 붙드는 팔이 아까와는 다르게 상당히 거칠었다.
“야, 똑바로 봐. 내가 성준수가 아니라고 생각해?”
“저희 준수 햄은 저한테 이렇게 안 하시니까요….”
울먹이는 목소리로 하는 대답을 듣던 성준수의 표정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일그러져갔다.
“너랑 나. 지금 사귀고 있는거 아니냐?”
그 눈동자에 안광이 형형하게 드리워질 때 기상호는 본능에서 오는 두려움을 느꼈다. 어떻게 이럴 때만 진짜 ‘성준수’ 같을 수가 있지? 말도 안 돼. 무서워. 뭐야 지금까지 물고 빨고 할 때 그 텐션 그거 다 가식이가?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눈물이 나려 하는 것을 겨우 삼키며 억지로 대답했다.
“저는 제가 아는 준수 햄이 좋아요.”
저릴 정도로 꽉 쥔 팔에서 손을 떼어내 그대로 얼굴을 덮고 마른 세수를 하는 성준수의 모습에 되레 겁이 나는 스스로가 어이없었다. 하지만 이건 겁낸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니까. 잘못 짚었을 리 없다. 역시 이 사람은 내가 아는 성준수가 아니다. 그러니까 거절해야 한다. 맞아. 해야 한다. 그렇게 결심하는 동시 귓가에 이어지는 한 마디.
“그럼 2년 뒤에도 계속 좋아할 거냐?”
“…네.”
“그럼 됐다.”
잡아먹을 듯한 표정을 한 그를 앞에 두고 울며 대답을 마쳤다.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성준수는 무표정한 얼굴로 한숨을 쉬고서 그대로 일어나 방문을 열고 신발을 꺼내 신기 시작했다. 숙소 현관문을 걸어 나가는 성준수의 뒷모습이 내내 흐렸다.
그 사이 문득 이상한 생각이 스쳤다. 분명 내가 들어오면서 문을 잠갔는데? 틀림없다. 그런데 현관 잠금장치 여는 소리가 나지를 않았다. 이상한 낌새에 눈을 비비는 사이 흐려져 가던 형체가 완전히 허물어진 것을 알았다. 역시 이상했다. 감은 틀리지 않았다. 역시 아니었어. 우리 햄 아이다.
분명 2년이라 말했다. 짧다면 짧다. 사람이 변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으니까.
설마하는 마음과 함께 눈에 띄는 건 벽면에 걸린 화이트보드에 빼곡히 적힌 수시 모집 요강이었다. 준향대학교. 8강 이상의 실적. 진짜 설마? 역시 그건가? 일단 당장 쌍용기로 8강 실적을 채우니까. 정말로?
역시 저 사람은 내가 아는 성준수랑은 약간 달랐던 이유가, 그리고 굳이 2년을 들먹인 것도 역시 그렇게밖에 생각이 안 들었다. 이제는 잘 지워지지도 않을 만큼 오래된 글씨를 보며 적어도 지금은 그게 어떤 일을 말하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인지 열여섯 먹은 저도 알고 있었다. 작은 단서 하나지만 그게 주어진 이상 이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도.
기상청의 예보에 따르면 8월 중순에는 태풍이 우리나라를 거쳐 북상할 거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은 2시, 태풍은 진짜 상륙 중이었다. 대학로도 캠퍼스도 체육관 앞도 마찬가지.
비닐 우비에 골프 우산까지 바리바리 챙겨서 준향대 캠퍼스 입구에서 성준수가 나올 때까지 착실히 기다릴 작정이었지만 제아무리 관찰력 좋은 자신이어도 사람이 나올 때마다 고개를 들이미는 것은 우산까지 덮어쓰고 하기에는 상당히 버거운 작업이었다.
밖에서 대기하는 건 역시 올바른 선택이 아니었으려나.
태풍이 올 때 매번 정비 한다 쳐도 당장 옆에서 나무가 뽑히고 보도블록이 날아가는 건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기다리는 사람이란 입장에서 본인이 날아가지 않았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길 뿐이었다. 당장 지금은 대학생일 성준수를 만나는 것이 설레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가 없었다.
그야 뭣보다 일단 내가 고백도 했고 이쯤 되면 역시...
어?
순간 불현듯 깨달았다. 이게 받아준 게 맞나? 만약 그때 내가 고백했던 사람이 만약 저기 다니고 있는 성준수가 아니라면? 만약 내가 보내준 그 준수 햄이라면? 어쩌면 만약에 내가 내 손으로 고백하고 내 손으로 끝낸 거라면? 만약 아예 없어져서 준향대학교에도 다니지 않는다면? 그 이전에 애초 고백을 받아준 건 맞던가?
마셔본 적도 없는 술이 깬다는 그 감각이 기상호를 덮쳤다.
그런 생각에 매몰되어서는 한참을 물에 빠진 생쥐 같은 꼴을 하고 애타게 성준수를 찾았다. 이미 얼굴은 너무 울어서 심하게 부어 있었다. 그러나 저 멀리서 오는 익숙한 걸음걸이를 발견하고부터는 눈물이 터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점점 이 쪽으로 다가올수록 이미 제 손으로 멀리멀리 보내버린 ‘그’ 성준수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얼굴이 너무나 반가웠다. 시선이 마주친 순간 발끝이 꺼지는 듯한 안도감마저 들었다.
눈이 마주치고 보란 듯한 모양새로 당당히 걸어오던 성준수는 기상호를 향해 다가오는 내내 단 한 순간도 놀라지 않았다. 당연하다는 듯이 보였다.
“햄….”
단정한 얼굴이 울음 섞인 그 한마디를 듣는 순간 바로 일그러졌다. 이 얼굴에 안도하는 사람이 눈 앞에 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 성준수는 알고 있을까. 그러고는 평소와 같은 익숙한 입매를 한 그 입을 열어 말했다.
“이 시바거가 왜 사람들 많은 데서 질질 짜고 지랄이야.”
기적은 따로 있지 않았다.
그 입에서 나올 한 마디가 어떤 것인지 듣기 위해 지금까지 얼마나 헤매고 있었던지 모른다. 안도감은 또 다른 감정으로 변해 그 망할 태풍 속에서 그야말로 폭풍 같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 꼴을 보다 못한 성준수는 급기야 길바닥에서 대성통곡하는 기상호를 붙들고서 폭우를 향해 내달렸다. 한 명은 울고 한 명은 욕하며 달리는 꼴이 꽤 볼만 했다.
달리는 내도록 이제껏 있었던 일을 횡설수설하는 기상호를 보며 성준수는 그게 내 알 바냐는 듯한 소리를 건성건성 뱉었다.
“진짜 무서웠다고요. 햄!”
“그래 니가 나 말고 2년 더 묵은 성준수한테 홀렸다고? 어어.”
그렇게 성준수의 체력이 바닥을 보일 때가 되어 도착한 곳은 비를 피하기에나 그럭저럭한 버스정류장이었다. 도착하고 숨을 고르는 새 이미 안쪽까지 전부 젖어 결국 제 소임을 다한 우비부터 벗겨냈다. 우산은 이미 한참 전에 팽개쳤다.
그러고서는 반 넘게 젖은 기상호의 머리칼을 따뜻한 손이 덮었다.
“돌아가자.”
“햄 근데 지금 여기 계속 있으면 프로는 몰라도 대학은 간 건데 이래 돌아가도 괜찮아요?”
“몰라, 나 없다고 여기까지 찾으러 온 거면 19살의 내가 아예 존재하질 않는단 거 아냐? 그러면 여기서 농구 어떻게 더 하겠냐고.”
태연하게 대학교를 다니며 농구를 하고 있었던 사람 치고 생각보다 논리정연한 소리를 하는 성준수의 얼굴은 사뭇 진지해 보였다. 그런 표정을 보며 얼 타는 사이 해야 했던 말이 그대로 입에서 흘렀다.
“아 그거도 기억나요? 저랑….”
자못 무례하다 할 수 있는 성급한 입맞춤에 놀라지 않을 사람은 여기엔 없었다. 한참 이어진 무드 없는 키스가 끝나자 성준수는 그대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가자고.”
정말 처음으로 제 의지로 성준수의 손을 붙잡은 기상호는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선택에 실수가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