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해요소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여러분의 트리거유발방지를 위하여 긋는 최소한의 안전선 입니다 취향이 아닌 분께서는 열람하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트리거 : 자살 자해 사망 폭력

 

 

 

 

 

 

 for. 충무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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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엄지손가락을 긋는다. 이번에도 갈라진 틈이 도로 붙고 핏자국이 서서히 사라진다. 언제부턴가 아무리 해도 상처가 나질 않았다. 사람의 이해가 닿지 않는 일은 이미 벌어졌고, 다치지 않는 세계는 참 매력적이었다. 아무리 몸을 험하게 굴려도 흉이 나지 않는 것은 상상 이상, 천하무적이라도 된 것 같았다. 누구도 나를 해할 수 없어.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는 게 내 재능이고 능력이고 노력이고 실력일지도? 다시 낙오되지 않으리라는 상상은 달콤했고 그만큼 나를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궁금했다. 그 상처들이 어디로 가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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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그것은 정답이 아니었다. 내가 가진 능력 말인데, 그건 회복력이 아니었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도 나의 상처가 일부분 옮겨가기 시작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점차 빼앗긴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은 것이 아니라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결국 찾아낸 '사라진' 것은 내가 입어야 할 상처로 반 주검이 된 내 옛 단짝이었다. 초원이. 그 애를 다시 만나자마자 손을 낚아챘다. 그 엄지손가락에는 딱지도 앉지 않았다. 그저 상흔만 가득했다. 셔츠를 벗기자 온 몸 가득 상처를 입은 초원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제야 알았다. 너였구나. 네가 다 가져갔구나. 그게 뭐가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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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온전히 가질 수 있는 것은 그냥 고통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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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문에 너만 고생이다. 그치?”

자조하는 내 앞을 막아서며 초원이가 슬쩍 웃었다.

“그래도 형이 흉지는 거보다는 낫죠.”

이초원은 그렇게 상처투성이가 되어서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이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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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이는 내가 입어야 할 상처를 제가 입는다는 이유로 대신 타깃이 되었다. 걔를 때린다고 나에게 상처가 나는 것이 아닌데도. 목적은 순전 분풀이. 있는 것은 오직 고통. 나는 여전히 배를 채여도 발을 밟혀도 겉으로는 아무런 징후가 없었다. 아픈 티도 안 내고 상처도 고통도 모조리 없다는 듯 참아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게 참을 수 없는 일이 아닌 이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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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이 앉은 작탁 위, 아니 두 사람과 엎어 놓은 시체 앞의 패를 읽고 입을 열었다. 자 우리 초원이는 살아있지도 않은데 너보다 나아. 천화. 봤지? 초원이가 이겼어. 넌 졌고. 인제 그만 하자. 너는 이제 우리한테 줄 점수도 없잖아. 그러니까 끝이야. 자, 이제 초원이 살려내. 살려 내라고. 아무도 너한테 얘 죽이라고 시킨 적 없잖아. 살려내. 나 대신 애를 벌집 만들어놨으면 내 소원도 하나 쯤은 들어줘야지. 내 초원이 살려 달라고. 제발 좀 살려줘. 니가 신이라며. 팔 한 짝이든 무릎이든 다 좋으니까 줄게. 초원이만 살려줘. 나 없었던 걸로 해도 돼. 얘가 무슨 죄야? 뭘 잘못했는데? 이기면 뭐든 해 준다면서? 왜 거짓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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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을 움켜쥐고 죽일 듯 몰아세워도 돌아오는 것이 없었다. 웃는 얼굴도 없었고 대신 맞아줄 초원이도 식었다. 아주 완전하게 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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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엄지손가락을 긋는다. 사람의 이해가 닿지 않는 일은 이제 내 상관이 아니다. 관여하게 해줘. 이제 누구도 그 애를 해하진 못해. 아무도. 내 능력, 내 재량, 내 권위, 내 힘, 내 거.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다시 살아 돌아온다면 이 흉터는 당연히 초원이가 가져갈 테니까. 믿을 것은 그것 하나 뿐이 없었다. 그렇게 남은 것은 난도질당한 엄지손가락 하나. 그리고 고통 받는 사람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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